안철수, D-30 코로나 현장 떠나 ‘2주 자가격리’…”화상회의로 당무 집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를 마친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스1]

코로나와의 전쟁에 참전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택한 출구 전략은 ‘자가 격리’였다. 지난 1일 계명대학교 부설 대구 동산병원에서 2주 동안 의료 봉사활동을 해 온 안 대표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로 돌아가 2주 간 자가격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자가격리 중에도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선거를 준비하겠다. 국민의 평가를 받고 선거가 끝나면 대구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방호복을 입고 근무했던 안 대표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 대상이 되는 ‘밀접접촉자’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복지부도 안 대표가 일하던 동산병원처럼 ‘코로나 19 거점 병원’에 파견됐던 공중보건의 등에게는 2주 간의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일했던 환경과 잠복기가 긴 코로나19의 속성 등을 고려했을 때 예방 차원의 자가격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기약이 없었던 안 대표의 출구를 연 건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였다. 이태규·권은희 의원 등으로 구성된 최고위는 “비례추천위가 진행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다음 주부터 후보자 추천 심사가 진행되고, 공식 선거운동도 2주밖에 남지 않았다”며 안 대표의 당무 복귀를 요청했다. 안 대표의 봉사 현장 철수 결정에는 현실적인 요인도 고려됐다는 평가다. 지난 2주 간 의료 봉사로 언론의 눈길은 안 대표에게 쏠렸지만 이같은 상황이 곧바로 국민의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3월 첫주(3~5일) 2%였지만 둘째주(10~12일)에도 3%에 그쳤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16년 국민의당에 참여했던 한 정치권 인사는 “의료 봉사로 안 대표의 이미지를 ‘욕심’→’헌신’으로 바꾸는데는 성공했다”면서도 “여전히 안 대표의 새로운 비전이 무엇인지에 대한 유권자의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에 당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가격리를 택한 안 대표는 자택에서 화상 참여 등의 방식으로 최고위원회 등 당무를 처리할 예정이다. 비례정당을 자처해 안 대표가 챙겨야 할 지역구가 없는 데다 비례대표추천위원회도 중립적으로 구성해 안 대표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만큼 이같은 방식으로도 일상 업무엔 큰 차질이 없다는 게 국민의당 관계자의 이야기다. 정연정 비례추천위원장(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도 이날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천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소통하겠느냐”는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는 TV토론회 등 비례정당이 참여할 수 있는 공식 석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유튜브 등 온라인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집중할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의료 봉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연결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공천 신청자를 공모한 국민의당에 총 111명의 후보가 접수했다. 1992년 이른바 ‘군 부재자 투표 양심선언 사건’으로 부정선거를 폭로했던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 등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은 하루 이틀 추가 공모를 거친 뒤 면접 심사를 진행해 23일까지 후보 공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진문 공천’ 논란에 잡음 커지는 민주당

친문 약진, 비주류 대부분 탈락… 민병두·문석균 무소속 출마 굳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결과가 ‘진문(진짜 문재인) 공천’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당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출신 인사나 친문 현역 의원들은 상당수가 공천 과정에서 살아 남았지만,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부분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컷오프를 당했다. 민병두(서울 동대문을) 의원과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경기 의정부갑) 전 민주당 상임부위원장도 당 결정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로 뜻을 굳혔다. 민주당은 15일 기준으로 253개 지역구 가운데 239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친문 현역 의원들은 100% 공천에서 살아 남았다. 현역 의원 130명 중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은 14명이었지만 이 가운데 친문 인사는 없었다. 청와대 출신 후보들도 24명이 본선에 오르며 약진했다. 반면 컷오프된 민병두 신창현 정재호 오제세 의원과 경선에서 탈락한 금태섭 이석현 이종걸 유승희 의원 등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진문 공천’이 현실화된 것이다. 공천 잡음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은 4년 전 이해찬 대표가 컷오프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날과 같다. 민 의원은 “선당후사 정신으로 청년을 돕는다고 해도 기적을 구하기에는 조건이 아주 어렵다. 제가 출마하지 않으면 의석을 하나 내주는 것이 되지만, 제가 출마하는 것은 반대로 의석을 하나 유지하는 것이라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미투 논란으로 정밀심사 대상에 오른 민 의원을 공천 배제하고 해당 지역구를 ‘청년우선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 장경태 당 청년위원장과 김현지 당 선거대책위원회 코로나대책부단장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6선 문희상 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도 뜨거운 감자다. 앞서 문석균 전 부위원장은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결국 예비후보 등록을 철회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영입 인재인 오영환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하자 지역위원회가 크게 반발하며 당직을 대거 내려놓았다. 이에 문 전 부위원장도 무소속 출마로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달 만에 방위비 테이블…美, 태도 좀 바뀌나?

4월 한국인 무급휴직 앞두고 열려…인건비 선타결 시도 주목

(일러스트=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두 달 만에 11차 방위비분담금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한미는 오는 현지시간으로 17∼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1차 SMA 7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월 14∼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6차 회의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그동안 한국의 거듭된 회의 개최 제안에 응하지 않던 미국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터무니없는 인상을 요구하던 미국의 태도 변화여부가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양측 간의 입장차가 좁혀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선 일단 만나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한미군이 4월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인 점도 한미 양국이 협상을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에 이달 내 완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막기 위한 인건비 우선 해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한미는 올해 1월부터 적용돼야 할 11차 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해 왔지만, 미국의 ‘대폭 인상’과 한국의 ‘소폭 인상’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최초 올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제안한 뒤 한 차례 수정을 거쳐 지금은 40억 달러 안팎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미국은 올들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볼모로 압박에 나섰다. 방위비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4월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무급휴직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한미 간에 이견이 없는 한국인 인건비에 대해선 먼저 타결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로 미국 역시 먼저 이를 받아들이고 추후 협상을 통해 방위비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라며 불만이 많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속 밀어부칠 경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은 불가피하고 나아가 방위비 협상을 둘러싼 동맹간 파열음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낙연 예상득표율 60%…모든 연령층서 상승세

21대 총선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종로에서 맞붙는다. 연합뉴스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총선 승패의 가늠자가 될 한 곳을 꼽자면 단연 서울 종로다. 21대 총선에서 종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황교안 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치르는 ‘미리 보는 대선전’ 무대이면서, 정권지원론-정권심판론의 대결장이기도 하다. 15일 <한겨레>가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두 후보 출마가 예상되던 지난 1월27일부터 3월2일까지의 여론조사 자료를 토대로 베이스(Bayes) 모형을 통해 득표율 예측값을 ‘메타분석’한 결과, 양자대결 구도에서 이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60.05%(신뢰 수준 95%)로 나타났다. 예상 승률은 82%였다. 이는 ‘몬테카를로 방식’(샘플링으로 확률을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두 후보의 양자대결을 5천번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다만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 확률만 보고 이 후보가 무조건 당선된다는 가정을 하는 것엔 무리가 있다”며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게는 99%에 달한다는 예측이 나왔으나, 후보와 유권자 모두에게 영향을 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연령별 양자대결 지지율을 조사한 리얼미터·입소스·조원씨앤아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한국리서치 등 5개사 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연령별 지지율 추세를 모아보니 10~20대·30대·40대 응답자의 이 후보 지지율은 60~80%대를, 50대 응답자의 이 후보 지지율은 50~70%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 응답자층에서만 이 후보의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모든 연령층에서 지난달 17일 이후 상승세를 띠었다. 이를 종로의 인구비율에 맞춰 조정해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70%대 사이를 오가며 지난달 10일을 기점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 초 본격화한 코로나19 확산, 황 후보의 종로 출마 공식 선언(7일)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하락세가 보이다 이후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이낙연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종로 선거가 일반적인 지역구 선거 이상의 ‘프레임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종로 판세는 차기 대선 후보의 일대일 대결구도, 코로나19 이슈, 정당 지지율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순정 여론조사 전문가는 “60대 이상 응답자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이 후보에 대한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다 무응답 비율도 크지 않다. 황교안 후보가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당 지지율 6개월치 분석해보니 ‘10~12%p차 평행선’

23곳 여론조사 편향성 조정 추산 민주 36.5%·통합 24.8%·정의 7.0% 국면마다 등락…코로나 정국 ‘변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15일 서울시 선관위가 국회 앞에 내건 총선 안내 펼침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① 정권지원론이냐, 정권심판론이냐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된다. 어떤 게 진짜 민심인지는 선거를 치러봐야 안다. 여론조사 결과를 좀 더 과학적으로 들여다볼 방법은 없을까? <한겨레>는 4·15 총선을 앞두고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했다. 누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예측치를 산출하는 ‘메타분석’으로 민심의 추이를 한층 세밀하게 독해하려고 한다. 21대 총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 기관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연일 격전지와 관심지역의 여론조사 결과가 뉴스에 오르내리지만, 지지율이란 수치로 전달되는 민심의 온도는 제각각이다. 여론조사 수치는 흔히 ‘수학화된 민심’으로 불린다. 그러나 수학적 추상화는 현실의 구체성과 역동성을 불가피하게 훼손하는 까닭에, 그 수치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과정 역시 분별력과 신중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한겨레>는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3월 둘째 주까지 6개월 동안의 정당지지율 조사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했다. 활용된 데이터는 여론조사 업체 23곳이 실시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한 전국단위 여론조사다. 분석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6.47%, 미래통합당은 24.76%, 정의당 지지율은 6.97%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베이스(Bayes) 모형에 기초해 개별 조사의 편향성을 통제하고 인구 비율과 표본 크기를 고려해 추산한 값이다. 이번 분석은 미국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조사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그는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2008년 대선에서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의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데 이어 2012년 대선에서도 50개 주의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떨쳤다. 이번 <한겨레> 분석에서 특징적인 점은,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율은 조사기관들이 대체로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 것과 달리, 미래통합당 지지율의 경우 조사기관마다 편차가 유독 심했다는 점이다. 지금의 여론조사가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민심을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들쭉날쭉’한 통합당 지지율에는 조사 방법의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의 지지율이 ‘후하게’ 나온 조사는 자동응답전화(ARS) 조사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통합당 지지율이 ‘박하게’ 나온 조사는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묻는 전화면접조사가 많았다. 통합당 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조사는 무당층 비율이 30∼40%로 상당히 높게 나타난 점으로 미뤄, 무당층의 상당수는 통합당 지지의견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샤이 보수층’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구체적 추이를 보면 민주당은 지난해 9~10월 ‘조국 사태’를 거치며 주저앉았던 지지율을 11∼12월을 지나며 ‘원상회복’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최근 지지율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가파른 등락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 입국 금지’ 논란이 벌어진 지난 1월을 거치며 다소 꺾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달 29일 중국 우한 교민 송환이 시작되면서 반등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대구·경북 지역에 집단감염 사태가 확산되고 ‘마스크 대란’까지 겹치며 민주당 지지율은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통합당의 지지율은 20%대 중반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5월 장외투쟁을 통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이 20%대 후반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지만 같은 시기 민주당의 상승세도 함께 나타나면서 두 당의 격차는 꾸준히 10~12%포인트를 유지했다.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둘째 주에는 한국당이 28%까지 오르면서 민주당과 7%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혔지만, 같은 달 14일 조 전 장관 사퇴로 조국 사태가 정치적 변곡점을 맞으면서 한국당 지지율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갔다.

통합당의 지지율은 최근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범보수연합’의 형태로 통합당이 창당할 때 지지율은 27.6%로 정점을 찍었지만, 곧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중진·다선 의원에 대한 물갈이 공천으로 지지세의 반등을 노렸지만, 한번 내려앉은 통합당의 지지율은 좀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잇따른 악재로 ‘정권 심판’ 정서가 확산되고 있지만, 민주당이 여전히 자신감을 유지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 추세가 총선까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사람만 미래통합당 후보를 뽑는 게 아니다. 중도·관망층의 여론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모멘텀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통합당의 비호감도가 줄어들면 ‘여당 심판론’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의당 지지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완만한 내리막을 걸어왔다. 조국 사태 국면에서 당의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정의당 지지율은 지난해 9∼10월 소폭으로 내려앉은 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통합해 만든 민생당도 성적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생당은 기존 세 정당의 지지율의 산술적 합만큼의 지지율도 내지 못하고 1∼2%에 머물러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대구 의료봉사’를 계기로 최근 5%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이낙연 50.5 : 황교안 30.2···나경원 36.6 : 이수진 36.2

총선 D-30 중앙일보 여론조사 광진을 고민정 44.5 오세훈 36.8 고양정 이용우 42.2 김현아 31.1

4·15 총선까지 D-30인 16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사실상 공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253개 지역구 중 수도권(121석)과 충청(28석), 강원·제주(11석)에선 두 당이 양강 구도의 혈투를 벌인다. 영남(65석)과 호남(28석)에서 각각 통합당이 민주당의, 민주당이 민생당의 도전을 받고 있다. 정의당은 지역구 수성(고양갑 심상정, 창원성산 여영국)이 숙제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들의 초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강세로 요약된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10~13일 격전지 8곳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상대로 총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다. 16일 서울 종로·광진을·동작을과 고양정, 17일엔 서울 강서을·구로을·송파을, 청주흥덕에 대해 공개한다. 16일자 네 곳 중 대선주자급인 이낙연 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통합당 후보가 격돌하는 종로에선 이 후보(50.5%)가 황 후보(30.2%)를 20.3%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 중 통합당 후보가 앞서는 건 오차 범위 내(0.4%포인트)이긴 하나 동작을 나경원 후보가 유일했다(나 후보 36.6%, 이수진 민주당 후보 36.2%). 이들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여당에 긍정적(16.9~23.2%)이란 의견보다 야당에 긍정적(30.3~37.1%)이란 견해가 앞섰다.

세계 정상들 감염 공포… 추가검사·자가격리 잇달아

확진자 접촉 브라질 대통령 추가 검사… 부인 ‘양성’에 스페인 총리 감염 우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브라질 벤투 곤사우베스에서 열린 제55회 메르코수르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방미 일정 중 최소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오른쪽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그의 부인 마리아 베고나 고메스 페르난데스 여사. 페르난데스 여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에 머무르는 중이다. 신화·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들의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 인사들을 만난 뒤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검사를 받거나 가족, 측근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정상들이 늘고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스페인에서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인 마리아 베고나 고메스 페르난데스 여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총리실은 총리 부부가 관저에 머물고 있고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지만 총리 감염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미 산체스 총리의 측근인 이레네 몬테로 양성평등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캐나다 총리실은 지난 13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트뤼도 여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 부부가 함께 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2일 귀국 후 받은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조만간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방미 기간 접촉한 인사 중 최소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알려진 대통령실 소속 파비우 바인가르텐 커뮤니케이션국장을 비롯해 네스토르 포로스테르 미국 주재 브라질 대리대사, 변호사, 기업인 등이 포함됐다. 당초 브라질 대통령실은 방미 일행 전원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거짓 설명이 됐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2차 검사가 1주일가량 지나 이뤄질 예정이고 그 전에 증상이 나타나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지난 7일 만찬을 함께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밤 배포한 자료에서 “대통령은 검사 진행을 선택했고, 나는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마러라고에서 브라질 대표단과 만찬 후 1주일간 대통령은 아무 증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에서 브라질 대표단과 만찬을 한 뒤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결국 검사를 받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참모진이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되자 검사를 받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에 따르면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고 한다.

성수기인데… 아파트 분양 3분의 1토막

분양 밀려 이달 2만5000가구 대기… 코로나 확산에 건설사들 일정 미뤄 홍보대행사 月매출 10분의1 수준 모델하우스 도우미도 일자리 잃어

부동산 개발 회사 신영이 울산 동구 서부동에 짓는 ‘울산 지웰시티 자이'(2687가구)는 최근 분양 일정을 두 달 미루기로 했다. 당초 이달 말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돌입하려 했지만,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사그라들 기세가 보이지 않자 고심 끝에 5월 분양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영 관계자는 “주택 경기가 침체된 지방에서 3000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를 실물 모델하우스나 대면 홍보 활동 없이 분양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꽁꽁 – 지난 겨울 서울 한강 뚝섬유원지의 고드름 너머로 보이는 강남 아파트 단지. 한파에 얼어붙은 고드름처럼 우한 코로나 감염증 여파로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도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코로나에 얼어붙은 봄 분양 시장

봄 분양 시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리스크로 직격탄을 맞아 차갑게 얼어붙었다. 통상 3월은 건설사마다 아파트 공급을 쏟아내기 시작하고 분양 업계 종사자들이 바쁘게 일하는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2·20 부동산 대책 발표에 이어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주택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잇따라 아파트 분양을 미루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줄었고, 도우미 등 분양 관련 일자리도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입지·상품에 따른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중소 건설사와 분양 관련 회사들이 경영난을 겪을 수 있고, 주택 공급 부족 불안도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새 아파트 공급 실적, 3분의 1토막

지난달 새 아파트 공급 실적은 당초 계획분의 3분의 1토막이 났다. 15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5064가구에 그쳤다. 당초 1만3789가구가 분양 시장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실제 공급은 36.7%에 불과했다. 지난달 이월 물량이 겹치면서 이달에는 작년 3월보다 약 2.3배 많은 2만5308가구가 분양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들이 실제 시장에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주택 경기를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매달 조사·발표하는 3대(大) 주택경기 전망 지수가 이달 일제히 악화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건설사들이 느끼는 주택 사업 전반에 관한 체감 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이달 전국 기준 50으로, 전달보다 3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HBSI가 85보다 낮으면 주택 경기 하강을 점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분양과 입주 경기에 대한 전망도 전달보다 각각 22, 14포인트 떨어지면서 부정적 시각이 커졌다. 주산연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대응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도 “당분간 사업 진행을 보류할 것” “분양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등의 답변이 쏟아졌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와 분양 관련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만 열고도 흥행할 수 있지만 지방은 오래전부터 모델하우스를 열고 펼치는 집객 홍보 활동이 분양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공급을 미루기엔 이자 등 금융 비용도 만만치 않고, 공사가 지연될 경우 물어야 할 지체 보상금도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비만·당뇨 떨어뜨리고, 노화 막아주고… 쌀이 보약이네

도담쌀, 2주 먹으니 인슐린 개선 눈큰흑찰은 혈압 조절 효과 흑진미·적진주2호엔 항산화 성분 새미면, 파스타·쌀국수에 제격 미호, 편의점 도시락 가공용으로

한국 사람의 주식(主食)인 쌀은 지속적으로 소비량이 줄고 있다. 1964년 120.2㎏이던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1998년엔 99.2㎏을 기록,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59.2㎏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1970년에 비하면 1인당 쌀 소비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먹거리가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쌀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당뇨나 비만 위험이 증가한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쌀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과 줄어드는 쌀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몇 년간 기능성 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능성 쌀은 당뇨나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노화를 방지하는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비만·당뇨 예방 ‘도담쌀’과 ‘눈큰흑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2013년 개발한 ‘도담쌀’은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주목을 받았다. 당뇨 쥐에 5주 동안 도담쌀로 만든 사료를 먹였더니, 지방세포의 크기와 유리지방산(지방세포가 운동 등으로 분해돼 혈액으로 방출되는 지방 성분) 농도가 감소했다. 이 기간 체지방을 분해하는 미생물군 비율은 증가했고, 비만을 일으키는 장내 미생물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 실험에서도 도담쌀이 당뇨 예방과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도담쌀로 만든 선식을 아침·저녁으로 2주간 섭취한 환자들은 일반 쌀 선식을 먹은 환자에 비해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가 3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흰색 쌀(백미)과는 달리 특정 영양소를 가진 ‘기능성 쌀’은 색깔을 띠는 경우가 많다. 흑미(黑米)와 적미(赤米)엔 안토시아닌·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를 예방한다. 항산화 효과 이외에 당뇨나 비만, 고혈압·고혈당 등에 좋은 쌀도 개발돼 있다. /조선일보 DB

도담쌀의 당뇨 예방 효과는 ‘저항전분’이 일반 쌀 대비 10배가량 높기 때문이라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저항전분은 소화효소에 의해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 미생물에 의해 발효돼 대장 미생물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건강 소재다. 관련 연구 결과는 세계 식품 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저널(Food Hydrocolloids)에 게재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도담쌀은 일반 밥쌀과 전분 특성이 달라 밥쌀용보다는 쌀과자·쌀국수·선식 등 쌀 관련 가공제품용으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쌀보다 쌀눈이 3배 정도 큰 것이 특징인 ‘눈큰흑찰’도 비만과 고혈압·고혈당 등 대사증후군 예방에 효과가 있다. 비만 쥐에게 눈큰흑찰을 먹였더니, 일반 쌀을 먹은 쥐들과 비교하면 체지방이 9.3% 감소했다. 인체 복용 실험에서도 하루 한 끼씩 눈큰흑찰 선식을 3개월 동안 먹은 대사증후군 환자 21명의 체중이 평균 1.5㎏ 줄었고, 섭취한 열량도 368kcal 감소했다. 혈압도 낮아졌다. 눈큰흑찰에 혈압 조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바(GABA) 성분이 일반 쌀보다 8배 이상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농진청은 밝혔다. 눈큰흑찰은 밥을 지을 때 섞어 먹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커지는 실업 공포… 올 단축근무·무급휴직, 벌써 작년 전체의 8배

[4] 고용절벽에 다리를 놓자 해고 않고 휴직하는 기업에 주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폭증 노인·알바생 생계위기 몰리고, 근로자는 “언제 잘릴지 몰라”

“돈을 아끼려고 햄버거집에서 가장 싼 치즈버거를 하나 사서 두 끼를 해결한다. 조금이라도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케첩을 3개나 뿌릴 때도 있다.” 충북대 4학년 정모(25)씨는 이달 초 일하던 일식당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알바 자리가 끊겨 밥값조차 없다고 했다. 코로나 위기는 정씨에게서 희망마저 격리시키고 있다. 정씨가 지원하려던 기업들의 채용 공고까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은 상반기 채용 일정을 다 미뤘다. 학교와 지역 도서관이 모두 휴관하는 바람에 토익 공부 할 곳도 없다.

아무도 안찾는 관광버스, 몇주째 주차장에 – 15일 서울 송파구 탄천 공영주차장이 빈 관광버스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나들이를 꺼리며 몇 주째 차고지인 탄천주차장에 발이 묶여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쇼크’로 노인, 아르바이트생, 취업 준비생, 일용직 근로자 등 우리 사회의 최약자들이 생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공공근로 사업 중단, 무급 휴직, 실직, 채용 연기 같은 ‘일자리 절벽’의 파장에 가장 먼저 노출되고,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소재 한 대학 물리치료학과에 재학 중인 조모(25)씨는 작년 6월부터 헬스장에서 매일 5시간씩 일해 받던 월급 90만원이 생명줄이었다. 그 돈으로 자취방 월세 23만원을 내고 끼니를 해결했다. 지난 1월 설 연휴가 끝난 후,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자, 헬스장 사장은 조씨에게 임시 휴관을 통보하며 “일주일 동안 나오지 말라”고 했다. 그 후 주말마다 “휴관을 한 주 더 연장한다”는 문자를 받으며 한 달이 지났고, 헬스장은 결국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게 됐다. 매일 눈이 빠지게 아르바이트 소개 사이트를 훑고 있지만, 사람 구하는 곳이 없다. 결국 한국장학재단에 ‘생활비 대출’을 신청해 150만원을 받았다. 조씨는 “취업은 고사하고, 알바 일자리도 씨가 말랐다”고 했다.

시간제 근로자들은 일감이 떨어지면 곧장 수입이 ‘제로(0)’가 된다. 대학의 시간제 강사, 학습지 강사, 요가 강사 등은 일자리가 없어져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대상도 되지 못한다. 일용직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서울 구로동 인력시장은 요즘 거의 파장 분위기다. 지난 12일 새벽 서울 남구로역 인근엔 공사장 일감을 구하려는 사람이 200여 명 모여 있었다. 예전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나마 일감을 받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박모(60)씨는 “지난 2월엔 한 달 동안 딱 사흘 일했다”며 “공사장 생활 40년에 이렇게 갑자기 일감이 끊기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계 상황에 몰린 기업의 직원들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 김모(38) 과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주 4일 단축 근무 중이다. 동료 중엔 무급 휴직을 하는 이도 많다. 외벌이인 그는 며칠 전 아내에게 “나도 무급 휴직을 할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월급은 40%밖에 못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인수되지만, 인수 조건에 고용 승계가 포함돼 있는지는 직원들도 모르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우한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며,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대량 감원을 겨우 피하고 있다. 국내 1위 여행 업체인 하나투어는 직원 5명 중 4명이 이 돈을 지원받으며 단축 근무 중이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1만2183건으로 2019년 한 해 총 신청 건수(1514건)의 8배를 넘어섰다. 이마저도 제한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상황이 어려운 기업이 직원에게 휴업·휴직수당을 주면, 이 비용의 75%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지원하지만, 한계에 처한 기업들은 25%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견디고, 대기업은 정부 눈치 보느라 감원 이야기를 못 꺼낸다”며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금 경영난에 처한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휴업·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할 경우, 정부가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는 제도. 기존에는 사업주가 휴업·휴직수당으로 지급한 인건비의 66%를 최대 180일간 지원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지원 비율이 75%까지 한시적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