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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미국 증시, 백신이 필요하다

33년 만의 폭락(12일) 뒤 11년 만의 급등(13일)이라는 광란의 한 주를 보낸 미국 증시가 이번 한 주도 변동성 높은 장세를 연출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화 상황, 주중 추가 금리인하 여부 및 폭 등이 큰 변수다.

33년 만의 폭락(12일) 뒤 11년 만의 급등(13일)이라는 광란의 한 주를 보낸 미국 증시가 이번 한 주도 변동성 높은 장세를 연출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화 상황, 주중 추가 금리인하 여부 및 폭 등이 큰 변수다.

최악이면 美 2억명 감염? 코로나19 아무도 모른다

미 S&P500 지수가 9.51% 떨어진 지난 12일(이하 미 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CBOEVIX)는 75.47을 기록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나타내는 지수다. VIX는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데 이 수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S&P500지수가 9.29% 급등한 지난 13일에는 57.83까지 내린 채 마감했다. CBOEVIX가 내렸다곤 하나 연초(12.47) 대비로는 여전히 높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이 수치는 19~20 수준에 평균이 맞춰져왔는데, 이를 감안하면 증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지난 금요일 ‘랠리’에도 불구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절정을 아무도 예측치 못한다는 점을 꼽았다. 15일 오전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5만5423명이다. 위기는 유럽으로 옮겨붙어 확진자가 2만명 이상 나온 이탈리아뿐 아니라 인접한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수천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3000명에 육박한 확진자를 냈는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보건당국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 1년 내 미국에서 1억6000만명~2억1400만명의 감염자, 20만~170만명의 사망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 말도 안되는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얼마 안됐고 전국적으로 테스트가 진행되면 발병 건수는 증가할 텐데 이 경우 추후 발표될 경제 데이터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가 일깨운 기업 부채 위험

The headquarters of the European Central Bank (ECB) is pictured in Frankfurt am Main, western Germany, on March 12, 2020. – The ECB’s governing council left its key interest rates unchanged but unveiled fresh stimulus to keep liquidity flowing in the face of the worsening coronavirus crisis, joining efforts by central banks around the world. (Photo by Daniel ROLAND / AFP)

증시 회복을 가늠하기 어려운 또 한가지 요인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유가 급락과 맞물리면서 드러나게 된 기업 부채 위험이다. 특히 정크본드를 많이 발행하는 미국 셰일 및 에너지 업종 중심으로 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단 위험이 지적됐다. 이들 기업에 대출해 준 은행들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4일 CNN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저금리 대출에 의존하면서 전세계 비은행 기업의 부채는 2009년 말 48조달러에서 지난해 75조달러로 늘었다. CNN은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경기후퇴를 심화시킬 수 있는 위험 부담이 큰 기업부채에 대해 경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IMF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가상의 경제 충격을 바탕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중국,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8개국에서 19조달러(2경3142조원) 상당 부채가 채무 불이행 위험에 처해있다는 지적이었다.

부양책 효과 미지수…”백신만 한 약발 없다”

WASHINGTON, DC – MARCH 02: U.S. President Donald Trump leads a meeting with the White House Coronavirus Task Force and pharmaceutical executives in Cabinet Room of the White House on March 2, 2020 in Washington, DC. President Trump and his Coronavirus Task Force team met with pharmaceutical companies representatives who are actively working to develop a COVID-19 vaccine. Drew Angerer/Getty Images/AFP

각국은 증시 부양을 위해 다양한 대응을 내놓고 있다. 미 연준은 ‘빅 컷(Big Cut·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데다 미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주 정부들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50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하는 연방 재난기금을 활용하도록 했다.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대신 순자산 매입 규모를 올 연말까지 1200억유로(163조원) 더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약발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주가는 급등했지만 정책 입안자들이 출혈을 막았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눈은 오는 18~19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린다. 연준이 한 번 더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단 의지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데, 지난 13일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한번에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 카스텐 브레제스키는 “사실 어떤 큰 ‘바주카포’가 도움이 될지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공포를 멈출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백신이지 통화정책 완화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손 꽉 쥔 중환자… 사투속 살아나는 희망

의료진이 가족들 편지 읽어주자 “꼭 살아야겠다 생각” 극적 회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9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인 김종해 씨(74·여)를 살피던 의료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 씨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90% 이상으로 올라간 것. 이틀 전 수치가 88%까지 떨어져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통상 산소포화도는 95% 이상이 정상이다. 김 씨는 4일 입원 직후부터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 섬망(환각 등 의식장애) 현상까지 나타났다. 의료진은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원 5일 만에 극적으로 증세가 호전됐다. 12일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14일에는 산소포화도가 97%까지 회복돼 산소마스크도 벗었다. 의료진은 8일 김 씨에게 전한 가족의 편지와 사진이 긍정적 효과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위험 탓에 얼굴조차 보지 못하던 가족이 의료진을 통해 사진과 함께 자녀, 손주의 편지를 전했다. 사공정규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들의 편지를 읽어드리자 할머니가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의료진의 손을 꽉 쥐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사진과 편지를 보고 꼭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의료진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치의인 박재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족의 응원과 본인의 의지,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적으로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환자는 총 6031명. 환자 5000여 명이 치료 중이고 300여 명이 아직 입원 대기 중이다. 의료진은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김 씨처럼 의료진의 헌신과 가족의 보살핌 덕분에 극적으로 회복하는 환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

‘냉이 파스타’ 인기 급상승…봄나물 파스타 즐기려면

인스타그램에 ‘#냉이파스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냉이 파스타가 최근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요즘 유행인 냉이 파스타를 해 먹어 봤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초봄에 대표적 봄나물인 냉이를 많이 먹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파스타 재료로 인기를 끈다는 점이 특이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밥을 먹는 빈도가 늘면서 무언가 색다른 메뉴를 찾게 된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400번 이상 저어서 만든다는 일명 ‘달고나 커피’가 요즘 갑작스레 유행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물 파스타에는 단순히 특이한 음식을 찾는다는 의미를 넘어 만물이 소생하는 봄기운이 담긴 음식을 먹음으로써 감염병 공포가 일상을 지배한 이 시기를 무사히 넘겨보자는 생각도 깃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봄나물은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된 음식 재료로 알려져 있다. ‘나물’이라는 이름부터 지극히 한국적인 재료와 이탈리아 음식인 파스타의 결합이라니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서양 본토 파스타에도 비슷한 종류가있다. 나물 파스타가 전혀 근본 없이 창작된 ‘괴식’은 아니란 소리다. 서양에 나물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독특한 향을 가진 잎채소를 파스타에 넣는다. 대표적 재료에는 루콜라(영어로는 로켓 또는 아르굴라)라고 하는, 열무와 비슷한 쌉쌀한 풍미를 가진 잎채소가 있다.

잎맥이 빨갛거나 노랗고 쓴맛이 나며 근대(채소)와 비슷한 스위스 차드라는 잎채소도 파스타에 넣어 먹는다. 봄철에 나는 아스파라거스도 즐겨 쓰는 재료 중 하나다. 유명 쉐프의 레스토랑 메뉴 가운데서도 나물 파스타와 비슷한 조리법을 쓴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이탈리아 요리사로 평가받는 마리오 바탈리는 우리나라에선 녹즙으로 즐겨 먹는 케일 잎을 끓여 ‘라구’라고 부르는 걸쭉한 소스로 만든 파스타를 선보였다. 우리는 ‘원조’ 스타일에서 즐겨 쓰이는 루콜라나 케일 대신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나물을 자신 있게 넣으면 되는데, 무작정 투하하기보단 약간의 센스를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향이 은은한 나물의 경우 토마토나 크림보다는 오일을 기본으로 한 소스가 어울린다. 나물 향이 토마토나 크림에 가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냉이나 세발나물, 취나물, 유채 순, 방풍나물, 두릅, 엄나무 순, 참죽나물(가죽나물) 등이 오일 베이스에 어울리는 나물에 꼽힌다. 나물 자체 향이 강하면 크림 맛과 향에 밀리지 많을 뿐 아니라 크림과 어우러져 더욱더 깊은 풍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고사리, 곤드레, 깻잎 순 등 나물이 이에 속해서 오일보다는 크림 파스타로 자주 만든다. 냉이나 취나물 등 향이나 맛이 세지 않은 나물로 오일 파스타를 만드는 과정은 마늘을 주재료로 한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를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팬에 올리브유를 많다 싶을 만큼 넉넉히 두르고 너무 뜨겁지 않게 달군 뒤 얇게 썬 마늘과 페퍼론치노(말린 이탈리아 고추)나 굵은 고춧가루를 약간 넣어 향을 낸다. 페퍼론치노나 고춧가루는 일반 파스타를 만들 때보다 적게 넣는다. 나물의 섬세한 향이 매운맛에 가려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나물을 넣어 살짝 볶는데, 다 자란 냉이, 방풍나물, 두릅 등 생으로 먹기 억센 나물은 미리 끓는 소금물에 한 번 데쳤다가 넣는다. 어린 냉이, 세발나물, 취나물, 유채 순처럼 조직이 여린 잎은 데칠 필요가 없다.

지난해 3월 중순 강원도 5일장에 나온 냉이, 달래, 머위[연합뉴스 자료사진]

소금, 후추로 간하고 완성된 나물 소스에 미리 삶아둔 파스타를 넣고 섞으면 향긋한 오일 파스타가 완성된다. 나물 향 외에 추가로 풍미를 주려면 안초비(이탈리아식 멸치 절임)나 잘 해감한 바지락. 새우 살 등을 마늘과 고추를 볶고 나서 넣어줄 수 있다. 고사리, 곤드레 등 향이 진한 나물로 크림 파스타를 만드는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일 파스타를 만들 때보다 적은 양의 올리브유나 버터를 팬에 넣고 마늘, 페퍼론치노 등을 볶다가 데친 나물을 넣고 생크림을 부어 크림소스를 만들면 된다. 나물 크림소스 파스타에는 표고버섯이나 양송이 등 버섯류가 부재료로 어울린다. 오일이나 크림 파스타 모두 파르메산 등 치즈를 적당량 올려 먹으면 더 맛있다. 나물이 씹히는 식감이 아니라 갈아서 소스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갈아 만든 소스는 페스토(pesto)라고 하는데 보통 바질에 잣과 마늘을 넣어 갈아서 만드는 바질 페스토가 가장 널리 쓰이지만 향긋한 봄나물은 훌륭한 바질 대역이 될 수 있다. 전동믹서에 냉이, 방풍나물, 깻잎 순 등 먹고 싶은 나물과 마늘, 잣을 넣고 올리브유를 조금씩 부어가며 갈아준 뒤 소금, 후추로 간하고 익은 면과 섞어주면 끝. 집에 있는 파스타 면으로 나물 파스타를 만들 수 있지만 각각의 파스타와 어울리는 면이 따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일 파스타는 가장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길고 얇은 스파게티 면이 어울리고, 크림 파스타는 표면적이 넓은 탈리아텔레나 페투치니 같은 면이 잘 맞다. 갈아 만든 페스토 소스를 버무릴 때는 위에서 언급된 긴 파스타 종류를 쓸 수도 있지만 펜네나 푸실리 같은 짧은 파스타류가 좀 더 잘 어울린다.

먼저 “만나자” 말 안 꺼낸다···키스도 마스크 쓰고 하는 연인들

요즘 당신의 데이트 횟수는 줄었는가. 이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면, 이유를 떠올려보자. 혹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두려워서가 아닌지. 신종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직장·여가·종교생활에 이어 연인 간의 데이트마저 점령하고 있다

벨기에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The Lover’. 서로에게 구애하는 연인을 묘사했다. 천으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키스하는 모습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도, 접촉하지도 못하는 현재의 연인들이 떠오른다.[미국 뉴욕현대미술관]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 예방을 위해 다른 사람과 1m 거리를 유지하길 권고한다. 하지만 연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가장 힘든 관계 중 하나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는 세계인의 데이트를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 모바일 대화에 집중하면서 대면 데이트는 피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낳은 이른바 ‘비접촉식 연애’다.

“최근 中 여행 다녀왔는데…” 데이트 취소 당해

“이 남자가 신종 코로나 감염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 좋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28세 여성 메건 로이드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내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하며 데이트를 주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평소보다 더 오래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만 나눌 뿐, 둘 중 누구도 먼저 만나자는 말을 꺼내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WP 등의 외신은 신종 코로나의 유행이 데이트를 더욱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2일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 앞에서 마스크를 쓴 커플이 키스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미혼 여성(36)은 최근 데이팅 앱을 통해 이상형을 만났다. 식스 팩 복근과 번듯한 직업을 가진 이 남성이 먼저 여성에게 만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둘의 데이트 약속이 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성과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하던 남성의 이런 이야기가 원인이었다. “요즘 두통이 있는데 이게 최근 다녀온 중국에서 머리를 다쳐서 그런 것인지, 신종 코로나의 증상인지 모르겠어요.” 이 말에 화들짝 놀란 여성은 이 남성과의 데이트를 취소했다고 WP는 전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철도역에서 지난 8일 마스크를 쓴 연인이 키스하고 있다.[신화통신=연합뉴스]

소셜미디어(SNS)에는 “신종 코로나가 두려워서 내일 데이트는 취소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온다. 일부는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과의 사이를 멀리하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풍부한 여행 경험’은 더 이상 이성에게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게 됐다. 한 데이팅 앱의 프로필에는 ‘당신이 이탈리아를 방문한 적이 없다면, 우린 커플 매칭이 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최근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하면 커플 매칭을 끊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WP는 보도했다.

伊 45%만 “이전처럼 데이트” 韓 80% “화이트데이 데이트 안해”

신종 코로나 감염 사태가 심각한 나라일수록 연인들의 고충도 크다. 데이팅 앱 오케이큐피드는 10일 전 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가 등장한 이후 밖에 나가 데이트를 하느냐’는 질문에 세계 이용자의 평균 88%가 여전히 이전처럼 데이트를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국가별로 봤을 때, 이탈리아는 이용자의 45%만이 데이트를 한다고 밝혔다. 이용자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사람만 데이트를 한다고 답변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유일했다. 반면 미국은 이용자의 92%가 “이전처럼 데이트 한다”고 답변해 대조를 보였다. 인도 74%, 터키 80%도 전 세계 평균에 못 미쳤다.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에서 마스크를 쓴 커플이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연인들의 데이트는 더욱 난관에 부딪혔다. 이탈리아 전역에는 지난 10일부터 사상 초유의 이동제한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중국 다음으로 많다. 12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는 1만 5113명이고, 사망자는 1016명이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일부 지역이 먼저 레드존으로 지정되자, 6일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이 레드존이 이탈리아 연인들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만들었다”고 평했다. 이어 “다정하고 사교적인 성품의 이탈리아인에게 사회적 접촉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칙들은 특히 지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로마 시민 줄리아 비안치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문화에는 포옹·키스·악수가 배어 있다”며 접촉 제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화이트데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명동의 한 편의점에 사탕과 초콜릿 등 화이트데이 선물들이 진열돼 있다.[뉴스1]

한국 연인들도 신종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았다. 14일은 연인들을 위한 화이트데이다. 하지만 한 결혼정보회사가 지난 12일 연애 중인 미혼 남녀 총 502명(남 250명·여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3%가 “화이트데이 데이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화이트데이에 데이트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 때문”이란 대답이 67.7%를 차지했다. 또 “신종 코로나가 평소 데이트를 하는데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89.6%가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시대 ‘방역 연애법’ … “손세정제 함께 바르면 돈독”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연애는 중단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영상 통화로 충분한 교감을 나눌 것을 제안한다. 내과 전문의 나타샤 푸크시나는 10일 미국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영상 통화는 관계를 발전시키고, 서로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 시대에 전문가들은 연인끼리 영상 통화를 하는 것도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뉴스1]

데이트 전문가인 레이첼 드알토도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영상 통화를 추천하면서 “신종 코로나는 오히려 상대를 보는 안목과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데이트를 하기 전 감염을 예방하는 약속을 할 수도 있다. 데이트 코치인 프란체스카 호기는 “만나서 정말 좋지만, 만나도 우리 악수는 하지 말자는 식으로 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접촉을 피하는 둘 만의 인사법을 만들 수도 있다. 또 “손 세정제를 함께 바르면 사이도 돈독해 지면서 위생까지 챙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다면 주저 없이 데이트를 연기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테일러 그래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박사는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트에서도 상식은 적용된다. 열·기침·감기·콧물 등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당장 데이트를 연기하라”면서 “아프지 않고 계속 사귀고 싶다면, 다른 이유를 대지 말고 정직하게 말하라”고 조언했다.

이탈리아 하루만에 250명 사망…확진 만7천명 넘어서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로 하루에 25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현지시간 1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 누적 확진자가 만 7천66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대비 2천 547명 늘었는데, 사흘 연속 2천 명대 증가세입니다. 누적 사망자는 250명 증가한 천 266명으로 잠정 파악됐는데, 하루 기준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입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7.17%로 치솟았습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추정하는 세계 평균 3.4%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치명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 높은 이유로 지병이 있는 60세 이상 고령 인구의 감염 비율이 높은 점 등을 꼽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누적 검사 인원은 9만 7천여 명으로 22만 7천여 명인 우리나라의 40% 수준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에서 파견된 의료진 9명이 현지시간 13일 이탈리아에 입국했습니다. 중국은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등의 의료 물품도 보냈습니다. 앞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의료진과 의료 물품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외신 “독감과 비슷한 건 증상뿐···코로나 10배 독한 바이러스”

12일 마스크를 쓴 시민이 미국 뉴욕의 페더럴 홀 국립기념관 앞에 서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경계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를 계절성 독감과 비교하며 심각성을 저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AFP통신, ABC뉴스,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 미국과 유럽 언론들이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신종 코로나와 플루(flu·독감)의 차이점을 강조하는 기사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이 기사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이렇다. “신종 코로나와 독감은 증상이 유사하지만 위험성은 신종 코로나가 더 높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현재로선) 훨씬 까다롭다.”

사망률, 독감의 약 20배

신종 코로나의 사망률은 아직 명확치 않다. 각국의 대응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계절 독감의 사망률인 0.1%보다 훨씬 높은 것은 확실해보인다. 영국 런던대 전산시스템생물학과의 프랑수와 발루 교수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의 사망률은 여전히 불확실하며 지역 의료의 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평균적으로는 약 2%이며 이는 현재 유행 중인 계절성 독감의 사망율보다 약 20배 높다”고 말했다. 세계가 경험한 가장 최근의 공중보건 위기였던 2009년의 신종플루도 사망률은 약 0.01~0.08%로 신종 코로나보다 훨씬 낮았다.

중증화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의 진정한 위험은 사망률보다 얼마나 중증 환자가 많이 나오느냐라고 말한다. 입원이 필요하거나 인공호흡기를 제공해야하는 환가가 많아지면 각 지역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명확한 통계는 없으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의 중증화 비율이 독감에 비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흔히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사람 중 중증환자가 많이 나온다고 알려졌지만 중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중증 환자의 41%는 50세 미만에서 발생했다고 AFP는 전했다.

한 사람이 더 많이 전염시킨다 질병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환자 1명이 2~3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1명이 1.3명을 감염시키는 계절 독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전염성이다. 무엇보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다는 것이 위험한 지점이다.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안소니 포시 미 국립알레르기감염증연구소 소장은 11일 미국 하원 관리개혁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와 독감은 증상은 비슷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적어도 10배 이상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독감은 증상이 있는 사람을 즉시 알아볼 수 있지만, 신종 코로나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어 개인 위생을 강화화는 것 외에 확산을 방지하는 방법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백신도, 치료약도 없다 인류가 100년 이상 경험한 계절성 독감은 그에 대한 충분한 정보는 물론 백신, 치료제가 갖춰져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는 이제 막 등장한 새로운 질병이다. 전세계 수백명의 연구자들이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발에는 최소 몇 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발 여행객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12일, 미국 뉴욕의 JFK 국제공항이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물론 신종 코로나는 독감과 일부 특징을 공유한다. 무엇보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생활수칙이 같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수칙은 ‘악수를 피하고, 비누와 물로 손을 자주 씻고, 손이 얼굴에 닿지 않도록 하고, 아플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라’였다.

카피라이터 출신 제작자 웰메이드 영화 초석을 놓다

<53> ‘충무로 품질보증 마크’ 심재명 대표 ※ 한국영화가 지난해 탄생 100년을 맞았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며 영화보다 재미있는 한국영화 100년의 이야기를 영화전문가를 통해 매주 토요일 <한국일보>에서 들려드립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신진 감독과 완성도 높은 상업영화를 만들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심재명(57) 명필름 대표가 영화인의 꿈을 품게 된 건 한 편의 프랑스 영화와 만나게 되면서였다고 한다. TV ‘주말의 명화’에서 방영된 자크 베케르ㆍ막스 오퓔스 감독의 ‘모딜리아니의 등불’(1958)이었다. 화가 모딜리아니의 위태로운 삶과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화가를 동경하고 미대 진학을 희망하던 중학생 심재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찍 싹튼 영화에 대한 관심은 동덕여대 국문과 1학년이던 1984년 3월, 막 창간한 월간 영화전문지 스크린의 모니터 대학생 기자로 일하는 걸로 이어진다. 스크린은 창간 기념행사를 서울 허리우드 극장에서 했었는데, 이때 심 대표는 임권택 감독의 ‘안개마을’(1983)을 비롯해, 하길종 감독과 이두용 감독의 영화 등 당시까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여러 작품들을 접하게 된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심 대표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틈틈이, 전공 외에 미술 이론 수업도 챙겨 들었고 영화동아리인 영화마당 우리 활동에다 프랑스 문화원을 드나들며 영화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간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보마케팅의 귀재

대학을 졸업한 후 회사 30여 군데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줄줄이 떨어진 끝에 심 대표는 작은 규모 출판사에 들어가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4개월을 보내던 중 우연히 신문 구인란의 ‘영화 광고 카피라이터 모집’이란 문구를 보게 된다. 평소 글쓰기를 즐겨 했고 국문학을 전공한 그로서는 카피라이터가 영화계 안에서 자리잡기에 안성맞춤인 자리로 보였고, 용기 내어 몰래 응시한 결과, 합동영화사의 기획실로 전직하는데 성공한다. 배우 아니면 미술, 의상, 분장 스태프 정도 말고는 여성이 설 자리가 적었던 영화계에서 심 대표는 여성 최초 영화 카피라이터였다. 남자들 중심의 영화판이었지만 심 대표는 기죽지 않고 2년간 부지런히 일하며 영화계 인맥과 경험을 쌓는다. 존 바담 감독의 ‘잠복근무’(1987)를 시작으로 서울극장(곽정환 합동영화사 대표 소유)에서 들여온 외화를 홍보하는 일이 초창기의 주된 업무였다. 이후 심 대표는 영화사 극동스크린으로 옮겨가 장미희 주연, 김호선 감독의 ‘사의찬미’(1991)를 통해 처음으로 ‘기획’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영화운동단체 장산곶매의 멤버로 ‘오! 꿈의 나라’(1989)의 공동감독이자 ‘파업전야’(1990)의 프로듀서였던 이은 감독과 만나게 된 것 또한 이 즈음의 일이었다. 심 대표는 이현승 감독의 ‘그대안의 블루’(1992)로 프로듀서 데뷔를 하자마자 프리랜서로 독립해 피카디리 극장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홍보마케팅 전문회사 명기획을 설립한다. ‘잘까, 말까, 끌까… 할까?’와 ‘남주기 아까우니 우리 결혼하자’라는 홍보문구를 직접 지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결혼 이야기’(1992), ‘세상 밖으로’와 ‘게임의 법칙’(1994), 한석규의 영화배우 데뷔작인 ‘닥터봉‘(1995) 등이 이 시기 명기획의 손길을 거쳐서 세상에 나온 영화들이었다.

명필름의 창립작 ‘코르셋’ (1996)은 통통한 여성을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한다. 명필름 제공

심 대표가 인생의 반려이자 영화적 동료 이은 감독과 결혼한 이듬해인 1995년 8월, 명기획은 간판을 바꿔 달고 운니동의 오피스텔로 옮겨 영화제작사로 탈바꿈한다. 부부와 훗날 보경사를 차려 독립하는 여동생 심보경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세운 이 소박한 가족 기업이 바로 한국 영화 웰메이드의 산실로 큰 족적을 남기게 되는 명필름이다. 여성영화인으로서의 의식과 감성, 그리고 상업성과 예술성의 조화를 중시한 심 대표와, 사회적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 세계를 추구한 이 감독의 방향성은 이후에 만들어질, 명필름 영화 41편의 성격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공감’이다. 장르에 상관없이 관객의 공감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공허하거나, 시대착오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발이 땅에 닿아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문화웹진 채널예스 2013년 8월 8일) 닻을 올린 명필름의 첫 항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 기획이 엎어지는 일은 부지기수였고 신생 영화사의 작품이라면 출연을 꺼리는 풍조 때문에 배우를 섭외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곤 했다. 뒷날 심 대표는 “영화사를 운영하던 초반엔 담보 능력이 부족해 사채를 쓴 적도 있다”며 “당시엔 물리적으로 힘들어 스트레스가 컸다”고 이때를 술회한다. ‘씩씩한 미시맘이라는 개념을 담은, 기혼 여성 이야기’에 대한 영화 준비가 잘 풀리지 않던 도중, 대종상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눈에 들어온 시나리오가 바로 ‘코르셋’(1996)이었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의 틀 안에서 풀어낸 이 영화가 명필름의 창립작이다. 흥행에 큰 재미를 본 건 아니었지만, 제33회 대종상 각본상, 제17회 청룡영화상 각본상과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작품성과 기획의 참신성을 인정받았다.

명필름 두 번째 영화 ‘접속'(1997)은 흥행에 성공하며 ‘칸의 여왕’ 전도연을 충무로에 자리잡게 했다. 명필름 제공

◇멜로의 새 감수성 ‘접속’

명필름의 두 번째 작품이자 첫 멜로 영화인 ‘접속’(1997)으로 심 대표의 선구안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번개(즉석만남)’가 성행하던 PC통신 초창기의 현실에 세련된 멜로드라마의 감성을 접목한 이 영화는 추석 연휴 개봉해 서울 관객만 67만4,000명을 불러 모으며 큰 호응을 얻었고, 장래에 ‘칸의 여왕’으로까지 성장할 대형 신인 전도연을 발굴해낸 의의를 지닌 작품이 되었다. ‘접속’은 ‘웰메이드’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계기이기도 했다. 촬영과 조명, 음향과 미장센 등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를 끌어 올려 외화에 밀리지 않는 작품 ‘접속’을 내놓고자 한 명필름의 노력은 ‘조용한 가족’(1998)의 세트 공간,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35㎜ 시네마스코프 촬영과 CGI 등 기술 부문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이어졌다. 이는 한국영화의 질적 수준을 한 층 끌어올리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는 남북분단이라는 가슴 아픈 현실을 다루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작 2편이 흥행에 실패하며 영화 인생 위기에 몰렸던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발판으로 칸으로 도약한다. 명필름 제공

‘영화의 관점이나 가치, 의미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심 대표의 감식안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왔다. 시나리오를 쓴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이력이 없던 김지운 감독을 과감히 데뷔시킨 ‘조용한 가족’, 정지우 감독의 데뷔작 ‘해피엔드’(1999),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추진한 결과 좌석점유율 평균 90%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성공으로 박찬욱 감독의 경력을 구원한 ‘공동경비구역 JSA’,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김기덕 감독의 ‘섬’(2000),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수놓고 오늘날까지도 일선에서 활동하는 작가주의 감독들의 등장은 심 대표의 결단과 명필름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제 자존심까지 버려가면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중략) 영화라는 게 어떤 이에겐 2시간 정도의 오락거리일 뿐이지만, 제게 영화는 무한한 존경심이 담긴 예술이거든요. 우리 영화에 리얼리즘이나 휴머니즘의 색깔이 짙은 내용이 많은 것도 그런 배경이 작용한 덕분이죠. 명필름은 인간의 삶과 흔적, 냄새가 배어 있는 작품들을 추구하는 편이에요.”(문화일보 2012년 11월 28일자)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은 22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명필름 제공

심 대표의 선택이 언제나 성공으로만 돌아온 건 아니었다. 이미연 감독의 ‘버스, 정류장’과 최호 감독의 ‘후아유’, 김현석 감독의 ‘YMCA 야구단’(2002)은 박스오피스에서 부진했고, 10.26 사태를 블랙코미디로 다룬 ‘그때 그 사람들’(2005)은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법원으로부터 일부 장면 삭제 판정을 받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명필름 고유의 색채는 퇴색되지 않았다. 여성주의적 서사가 대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마당을 나온 암탉’(2011), 한 교수의 석궁 테러 사건을 극화한 ‘부러진 화살’(2012), 노동현실과 인권의 문제를 다룬 ‘카트’(2014)는 한국영화가 예전의 개성과 활력을 잃어가는 가운데서도 다양성과 사회적 가치를 고수하려는 진정성의 산물이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견인해온 심 대표와 명필름의 행보는 한국영화사에 남을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테이블 경쟁까지…” 코로나에도 붐비는 ‘이곳’

“놀고 싶은데…밀폐된 공간에는 가지 말라고 해서요” 13일 오후 1시,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북서울꿈의숲 벤치에선 초등학생 6명이 모여 떡볶이를 먹고 있었다. 이들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공원으로 놀러 나왔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올해 13살이 된 김나연양(가명)은 “개학이 연기되서 친구들과 놀러 나왔다”며 “실내는 위험하다 해서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공원, 산책로 등 감염 가능성이 낮은 야외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날 공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개학이 오는 23일까지 미뤄진 가운데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려 실외 놀이시설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 킥보드를 타거나 놀이터에서 놀았다. 북서울꿈의숲 부근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30대 여성은 이날 두 자녀와 함께 나왔다. 그는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나왔다”며 “놀이터는 다른 아이들도 있고 위험해보여서 혼자 킥보드를 타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만 않는다면 야외는 안전할 것 같다”며 “애한테도 혼자 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코로나19 피해서 야외로

지난 8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뚝섬한강공원 전경./사진=이재은 기자

따듯한 봄 날씨를 보였던 지난 주말에도 각종 공원에 사람들이 몰렸다. 지난 8일 서울 날씨가 최고 기온 17도까지 오른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던 시민들은 답답한 마음에 야외 시설을 찾았다. 지난 8일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4.19민주묘지의 경우 공원에 있는 수십여개의 벤치에 빈자리가 거의 없을 수준이었다. 가족 단위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낀 채 산책을 하거나 공원 이곳저곳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이 공원은 인파가 몰리면서 방역에 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공원 정문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었고 ‘마스크 미착용 입장 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공원 안내 방송으로도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가 계속됐다. 이날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을 방문한 이모씨도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특히 어린애들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역대급’으로 많았다”며 “심지어 공원에 있는 테이블을 차지하려는 경쟁까지 벌어질 정도로 붐볐다”고 했다.

공원 옆 카페도 북적북적…”야외도 감염될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해 실외 시설을 찾았다가도, 카페, 음식점, 화장실 등 실내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실내 시설을 이용하지 않거나, 불가피하게 이용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서울숲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한 A씨(29)는 “산책하다 목이 말라 음료를 사러 갔는데, 주문하려고 10분 넘게 줄을 섰다”며 “카페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닥다닥 앉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걱정되서 야외로 왔는데, 오히려 카페에서 전염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오후 4.19민주묘지 부근 카페거리에 있는 카페들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유명 카페들의 경우 만석이거나 야외 좌석만 남아 있을 정도였다. 한 카페에서 빈 좌석을 찾던 20대 여성은 “코로나 땜에 사람 없다더니 여기 다 있네”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야외에서도 감염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야외에서도 사람들과 비말(침방울)이 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감염자의 재채기로 감염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19는 비말감염이 주를 이루는데 야외든 실내든 비말이 튈 정도의 거리에 있으면 감염될 수 있다”며 “밀착 접촉을 조심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美국무부, ‘미군 코로나19 우한 전파설’에 中대사 초치

中외교부 대변인 “미군이 바이러스 우한에 가져왔을 수도” 주장 美정부, 미국 발원설 거듭 부인…’우한 바이러스’로 일축

[서울=뉴시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신임 대변인이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을 처음으로 주재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2020.02.25

이지예 기자 = 미국 국무부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제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군 전파설에 반발해 13일(현지시간) 주미 중국 대사를 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폭스뉴스는 이날 익명의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중국 측 주장에 항의하기 위해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를 불러 들였다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중국이 코로나19 발발 사태를 놓고 ‘노골적이고 전 세계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고 전해졌다. 로이터통신도 국무부가 미군이 코로나19를 우한에 옮겨 왔다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 주장에 항의하기 위해 주미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트위터에서 코로나19 발원지로 일컬어 지고 있는 중국 우한에 미군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왔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가 미국 내 독감 사망자 중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이들이 있다고 인정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서서히 잠잠해 지자 이 감염증의 발원지가 우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사설을 지난달 싣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발원지는 중국이라고 단언하면서 중국 정부의 정보 은폐로 국제사회가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지칭해 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코로나19는 미국이 아닌 중국 우한에서 유래했다”고 일축했다.

코로나19에 미국서 헌혈 급감…”심각한 혈액 부족”

FDA “혈액 고갈 막아야”…’헌혈 호소’ 성명 발표

헌혈 동참을 요청하는 미국 적십자사[미국 적십자사 홈페이지 캡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미국에서도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으로 사람들이 헌혈을 기피하고 있는 데다 직장 단위로 실시하던 헌혈 캠페인마저 잇따라 취소됐기 때문이다. ABC방송과 폭스뉴스는 13일(현지시간) 헌혈이 급감하면서 혈액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이 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에서는 헌혈 캠페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이 지역의 헌혈이 평상시보다 30∼40% 줄었다고 비영리 헌혈기구인 바이탈런트가 전했다. 바이탈런트는 “전례 없는 혈액 부족 사태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헌혈단체인 블러드 커넥션도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으로 혈액 기증자가 급격히 줄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이번 주 들어 20건의 헌혈 캠페인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샌프란시스코 현지 바이탈런트 관계자는 “혈액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평소 나흘 치의 혈액을 비축해야 하지만, 지금은 이틀 치도 못 채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헌혈 급감에 따른 혈액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2일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피터 막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우리는 혈액 공급이 고갈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혈액 부족으로 수술이 취소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충분한 혈액 공급을 위해 헌혈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미국 적십자사는 코로나19가 헌혈 또는 수혈로 전염되는 증거가 없으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사례에서도 수혈 감염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암 환자와 교통사고 피해자 등 2초마다 누군가는 수혈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헌혈을 당부했다.